[러브인액션]탄자니아 지하수 탐사 이야기_러브인액션

2012-02-28

2012년 1월 저에게는 아프리카의 뜨거운 겨울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탄자니아 하면 떠오르는 기린이나 얼룩말, 사자 들을 생각하는 것 만으로도 흥분되고 떨리는 기다림이었습니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떨리는 것은 지하수탐사였습니다. 목마른 사람들이나 수인성 질병으로 고통 받고 있는 사람들에게 깨끗한 식수를 제공하고 있는 써빙프렌즈가 지하수 개발 성공률을 조금 더 높여 보고자 지하수탐사를 시작하게 됐는데, 그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임무가 저희 팀에게 주어졌기 때문입니다. 요즘 해외봉사활동이 스펙 쌓기용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얘기도 많이 있는데, 이런 중요한 일을 대학생 팀에게 맡기다니! 이 단체는 왜 이러지? 싶기도 했고, 우리가 할 수 있을까? 뭐 어렵겠어? 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어쨌든 기대되고 떨리는 일이었습니다. 처음 가보는 아프리카, 그리고 팀에게 주어진 막중한 임무!! 아싸 신난다!!

기말고사를 마치고 한국지질연구원의 박삼규 박사님께 교육을 받으러 갔습니다. V=IR 만 알고 당당하게 찾아갔는데, 2차원/3차원 전기비저항탐사, 다양한 전극배열법, 역해석 까지… 듣다 보니 한 학기는 배워야 할 것들을 하루 동안 속성으로 배우고 실습도 제대로 못해본 채(한 겨울 추위로 땅이 언데다 야외활동이 쉽지 않아 간단히 마쳤습니다.) 고가의 장비를 사서 들고 가는 우리들도 참 용감하다 생각했습니다. 팀이 내용을 잘 숙지해 써빙프렌즈 탄자니아 지부 간사님들에게 가르쳐줘야 했기 때문에 더 더욱 막중한 임무였던 것이죠.

전기비저항 지하수 탐사는 이렇게 합니다.
1. 우선 300m 정도 줄 자를 펼칩니다. 으쌰 으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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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10m 간격으로 전극봉을 땅에 박습니다. 으라차차차.
3. 150m짜리 전선을 양쪽으로 펼치고 전극봉에 전선을 연결합니다. 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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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전류가 잘 흐를 수 있도록 10m 마다 소금물을 듬뿍 뿌려줍니다. 다 뿌린 소금물 병을 들고 있는 거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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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탐사장비와 스위치박스, 전선을 적절히 연결합니다. 헷갈릴 때도 있었죠. ^^

6. 저항을 통해 연결상태를 확인하고 장비를 작동해 300개 정도의 값을 일일이 얻어 냅니다.
    이 때 연결이 잘 안 되어 있으면 한 참을 다시 뛰어 가서 확인하고 와야 합니다. 이렇게 말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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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해당 값을 프로그램에 입력한 후 해석하면 단면의 그래프를 얻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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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저항이 낮아 파랗게 나오면 물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9. 원하는 값이 없다면 10m 떨어진 곳에서 평행으로 또는 수직으로 다시 측정합니다.
10. 그리고 설치 순서의 역순으로 해체합니다.

도착 하자마자 하루에도 몇 번씩 이런 과정을 반복해 지하수 탐사를 실시했습니다. 교과서에서 배운 것과는 사뭇 다른 환경과 결과여서 적응하는데 시간이 좀 걸렸습니다. 모르거나 막히는 게 너무 많아 매일 박사님께 SOS 메일을 보내면서 배워나갔죠. 풀(강아지풀이너무 커서 ‘개풀’이라 불렀습니다. ㅋ) 이 무성하게 자라 풀을 꺾으면서 탐사를 하기도 했고, 가시 밭을 뚫고 지나가는 일도, 산등성이를 300m씩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작업하기도 했고, 키데뭉게에서는 타고 갔던 차가 펑크 나 급하게 타이어를 갈아 끼워 돌아오기도 했고. 측정을 위해 깔아둔 전선을 소가 물어 뜯어 낭패를 본 일도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New Paradise 고아원 옆에는 탐사했던 장소에서 물이 터져 나와 지하수개발에도 성공하고 저희 팀 이름으로 명판도 붙이고 왔습니다. 그리고 다녀와서 들은 얘기지만, 두 번이나 탐사하러 갔던 키데뭉게에서도 지하수가 터져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는 눈물이 핑~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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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줄 자 펴고, 망치질 하고, 전선 깔고, 테이프 감고, 버튼 누르고, 값 옮겨 적고 그렇게 3주를 보냈지만, 정말 의미 있는 봉사활동이었습니다. 실제로 물이 없어 고통 받는 사람들, 더러운 물을 마시는 사람들의 삶을 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귀한 경험이 되었습니다. 물 아까운 줄 모르고 쓰던 저로서는, 베이스에 물이 안 나와 며칠 동안 못 씼기도 하면서 새삼 물의 소중함도 깨달았구요. 다른 사람을 위해 한 달 가까운 방학기간을 투자해 일하고 돌아온 내가 대견스럽기도 했습니다. 더러운 물을 마시는 사람들, 아예 마실 물이 없는 사람들에게 깨끗한 물을 주는 데 큰 도움을 주었다는 생각에 항상 기쁜 나날을 보내다 돌아왔습니다. 그렇게 올해 1월은 제 젊음 만큼이나 뜨거운 겨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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