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국도 찌는듯한 더위에 많이 지치셨을 것 같습니다. 얼마 전 탄자니아에서 보내온 시추 성공 소식과 사진으로나마 잠시 더위를 식혀보시는 건 어떨까요?
"5월 31일. 돌과 흙을 부수며 내려가는 해머소리. 바람을 따라 뿌옇게 흩날리는 흙먼지. 기다림에 지친 얼굴들...
이 곳, 탄자니아 싱기다 지역에서의 여덟 번째 날이다.
3일 내내 파 내려간 깊이는 120m. 지난 두 곳과는 달리, 이 번에는 물이 쉽게 나와주지 않는다. 내 발 밑으로 35층 짜리 아파트 높이만큼 구멍을 뚫었다고 생각하면 새삼 놀랍다가도, 이내 끝도 모르는 기다림에 한숨이 절로 쉬어진다. 지겹지도 않은지 마을 주민들은 저마다 햇빛과 먼지를 피해 자리를 잡고 두런두런 이야기들을 나누면서 3일동안 똑같은 장면을 지켜보고 있다.
처음엔 잠자코 구경만 하던 아이들은 자기 집의 두 배나 되는 트럭이 신기했는지 너도 나도 트럭 위로 올라가 자신만의 놀이를 즐긴다.
사실 아이들에게는 이 곳이 놀이터가 된지도 오래다. 그도 그럴 것이 별다른 놀거리가 없는 조용한 시골 마을에서, 하얀(?) 사람들이 큰 소리를 내는 큰 기계를 가져 온 것만으로도 아이들에겐 충분한 흥미를 제공한 듯 싶다.
어느덧 마흔 두 번째 롯드가 결합되며 123m 아래에 있는 흙이 나오기 시작한다.
그런데 그 색깔이 이상하다. 물이 터져도 모자랄 판에 흙 색이 더 탁해지는 것을 보니 그나마 갖고 있던 희망도 무너지는 듯 하다. 127m를 끝으로 철수하기로 결정하고 자리로 돌아오니 왠지 모를 죄책감이 든다. '실패할 때도 있는거지.'라고 생각하며 뒤돌아 옷을 챙겨려는데 갑자기 '콰직' 소리와 함께 물이 뿜어져 나왔다.
마지막으로 물을 감싸고 있던 돌층이 깨지면서 그 아래 있던 물이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그 양이 어마어마하다.
아이들은 우물이 생기는 기쁨 때문인지, 땅에서 물이 솟아오르는 광경의 신기함 때문인지 마냥 뛰어다닌다. 지팡이를 쥔 두 손을 들어올리며 행복해 하는 할아버지와 흥에 겨워 춤까지 추시는 할머니 까지... 쏟아져 내리는 물이 닿는 곳 모두가 다 기뻐한다.
3일간의 모든 수고와 피로가 쏟아지는 물방울로 보상받은 듯 팀원들 모두의 얼굴에도 드디어 행복한 미소가 번진다. 무거웠던 내 마음을 가라앉히며 먼지에 뒤덮힌 시추기를 씻어내리는 물이 유난히 깨끗하다."
요즘 한국도 찌는듯한 더위에 많이 지치셨을 것 같습니다.
얼마 전 탄자니아에서 보내온 시추 성공 소식과 사진으로나마 잠시 더위를 식혀보시는 건 어떨까요?
"5월 31일. 돌과 흙을 부수며 내려가는 해머소리. 바람을 따라 뿌옇게 흩날리는 흙먼지. 기다림에 지친 얼굴들...
이 곳, 탄자니아 싱기다 지역에서의 여덟 번째 날이다.





3일 내내 파 내려간 깊이는 120m.
지난 두 곳과는 달리, 이 번에는 물이 쉽게 나와주지 않는다. 내 발 밑으로 35층 짜리 아파트 높이만큼 구멍을 뚫었다고 생각하면 새삼 놀랍다가도, 이내 끝도 모르는 기다림에 한숨이 절로 쉬어진다. 지겹지도 않은지 마을 주민들은 저마다 햇빛과 먼지를 피해 자리를 잡고 두런두런 이야기들을 나누면서 3일동안 똑같은 장면을 지켜보고 있다.
처음엔 잠자코 구경만 하던 아이들은 자기 집의 두 배나 되는 트럭이 신기했는지 너도 나도 트럭 위로 올라가 자신만의 놀이를 즐긴다.
사실 아이들에게는 이 곳이 놀이터가 된지도 오래다.
그도 그럴 것이 별다른 놀거리가 없는 조용한 시골 마을에서, 하얀(?) 사람들이 큰 소리를 내는 큰 기계를 가져 온 것만으로도 아이들에겐 충분한 흥미를 제공한 듯 싶다.
어느덧 마흔 두 번째 롯드가 결합되며 123m 아래에 있는 흙이 나오기 시작한다.
그런데 그 색깔이 이상하다.
물이 터져도 모자랄 판에 흙 색이 더 탁해지는 것을 보니 그나마 갖고 있던 희망도 무너지는 듯 하다.
127m를 끝으로 철수하기로 결정하고 자리로 돌아오니 왠지 모를 죄책감이 든다.
'실패할 때도 있는거지.'라고 생각하며 뒤돌아 옷을 챙겨려는데 갑자기 '콰직' 소리와 함께 물이 뿜어져 나왔다.
마지막으로 물을 감싸고 있던 돌층이 깨지면서 그 아래 있던 물이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그 양이 어마어마하다.
아이들은 우물이 생기는 기쁨 때문인지, 땅에서 물이 솟아오르는 광경의 신기함 때문인지 마냥 뛰어다닌다.
지팡이를 쥔 두 손을 들어올리며 행복해 하는 할아버지와 흥에 겨워 춤까지 추시는 할머니 까지...
쏟아져 내리는 물이 닿는 곳 모두가 다 기뻐한다.
3일간의 모든 수고와 피로가 쏟아지는 물방울로 보상받은 듯 팀원들 모두의 얼굴에도 드디어 행복한 미소가 번진다.
무거웠던 내 마음을 가라앉히며 먼지에 뒤덮힌 시추기를 씻어내리는 물이 유난히 깨끗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