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인액션]적도기니 봉사단원의 이동진료 이야기

2012-08-13

적도기니에서 활동중인 김보영, 정현숙 단원이 보내온 의료봉사 후기입니다. 지난 6월 23일에서 30일까지 이동진료를 다녀왔는데, 단원들이 활동하고 있는 바타에서 두 시간 반 정도 떨어진 작은 마을로 적도기니와 가봉의 국경에 위치한 '코고'라는 곳이었답니다.

내륙으로의 이동은 제한사항이 많아 미리 받아둔 허가증을 들고 택시가 아닌 트럭에 짐, 의약품, 옷가지 등을 싣고 바타로 이동했습니다. 길게 뻗은 숲길을 한참 달려 바다 같은 호수가 있는 바타에 도착했습니다. 그리고 그 곳에서 정부관계자를 만나 정류소 주유소에 이동진료에 관한 게시글을 붙였습니다. 진료소로 사용할 곳으로 돌아와서는 약품을 진열하고 몸무게, 키를 재는 곳, 환자가 앉을 곳 등을 마련하고 환자들을 기다렸습니다. 첫날에는 15명 정도 방문하는 것 같더니 어디서 듣고 찾아 오는지 서른 명, 마흔 명.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몰려왔습니다. 2000년에 조사한 바로는 500명의 주민들이 거주했다는데, 그것에 비하면 꽤 많은 사람들이 찾아온 것 같습니다.

아이에서 노인에 이르기까지 말라리아, 티포이데아 등의 고열 환자들이 많았고 특별히 모기에 의한 기생충 감염으로 기생충이 움직여 가는 곳마다 두드러지게 피부가 올라오는 증상을 갖고 있는 필라리아라는 질병도 눈에 띄었습니다. 무척이나 고통스러운데다 꽤 오랫 동안 약을 복용해야 해서 많게는 180정 까지 알약을 세는 것도 큰 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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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진료한 분이 오늘 돌아가시다니...
몸이 불편하신 환자 집을 방문 했다.
실제 땀이 흐를 정도의 더위는 아니었음에도 그분은 엄청나게 땀을 흘리고 계셨고 약간의 마비 증상으로 거동도 불편하셨다.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지만 힘이 아주 없진 않았다.
환자의 병명은 에이즈와 매독, 그리고 티포이데아 등 합병증이었다.
가져온 의약품으로 주사약을 놓아드리고 더워하시는 얼굴에 모자로 부채질을 해드렸다.
사실 해드릴 게 그것뿐이었는데 ‘고맙다’고 하셨다.

우리가 머문 숙소와 방문한 환자분의 집은 약 오분 거리다.
방문한 다음 날 아침 7시경 큰 울음소리가 들렸다. 부랴부랴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달려갔다.
언제쯤이었을까 벌써 환자분의 몸이 차가웠다.

어제 만났던 사람이었는데. 들려오는 울음이 그분의 죽음을 확인시켜 주었다.
환자의 아내인 그녀의 울음이 더 슬픈 게 느껴지는 건 무엇 때문일까. 사실 그녀는 남편의 죽음을 준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우리가 환자분을 방문했던 날.
아내와의 별거 사실을 확인하고 조금 떨어진 그녀의 집을 방문했다.
(환자에게는 보살핌이 필요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아이들 4명과 살고 있는 그녀의 집.
우리들은 환자의 상태를 설명하고 진료를 위해 우리가 바타로 돌아가는 날,
보다 나은 의료시설의 치료와 간호를 위해 그녀가 동행하기를 권유 했었다.

폭행 등의 어려움이 있던 터라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그녀는 울음을 보이며 함께하기로 결정했었다.
그런데 그 다음날 그녀가 도착했을 땐 그는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다.

얼마나 아쉬울까 그리고 얼마나 후회가 될까 …..

환자의 죽음으로 많은 사람들이 생각에 잠겼다. 환자를 방문했던 날 집에는 환자 뿐이었다.
그런데 정작 환자가 죽음을 맞이하고 나니 많은 사람들이 모여든다. 그의 죽음을 애도하는 것이다.

죽기 위해 사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주어진 삶에 최선을 다해 일궈 누리는 것일 텐데 정작 이분은 도움이 필요할 때보다 지금 사람이 더 많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기회는 언제나 오지 않는 것 같다.
어쩌면 너무 가까이 있기 때문에 그것을 기회라고 생각하지 못하는지도 모르겠다.

오늘을 소중히 여기는 것
주어진 사람들에게 최선을 다하는 것 어쩌면 그 이상은 없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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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활동을 마치고
한 달 같은 일주일 이었다. 반복되는 일상 때문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사람들은 진료를 받고 약을 받아 간다. 과연 저들의 질병이 어느 정도 호전이 될까? 말라리아나 티포이데아는 일회성 질병이 아니다. 언제든지 다시 걸릴 수 있는데 우리가 가면 이들은 어떻게 할까? 병원도 변변찮은 상황에 말이다. 그래도 다만 얼마간 이라도 이들의 필요에 도움을 줄 수 있어서 좋았다. 일년 전 코고에 왔을 때 큰 질병으로 고생했던 분이 건강을 회복하고 다시 우리를 방문 했던 것처럼 내년에도 좋은 소식을 들을 수 있게 될 것을 기대해 본다. 며칠 동안 코고(KOGO)에 작은 사랑을 심고 간다. 언젠가 이 작은 씨앗이 자라서 큰 나무로 다른 이들에게 쉼을 안겨 줄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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